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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 비터 레슨

점 하나든 무리든, 에이전트는 얇은 설계만으로 알아서 조정했다

메타의 개인 에이전트 뮤즈부터 OpenAI가 수학 난제를 풀어낸 수천 개짜리 에이전트 무리까지, 사람이 짜준 조정 구조는 얇았을 뿐인데도 에이전트들은 스스로 일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에단 멀릭은 이를 두고 에이전트 조정에도 '비터 레슨'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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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하나를 만드는 데 프롬프트는 한 줄이었다. Fable이 가사를 써서 수노(Suno)에 넘기고, Opus 5.5가 이미지 생성 없이 코드만으로 나머지를 전부 처리했다. 에단 멀릭은 피드백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 설명하려던 개념 — 정교한 규칙보다 더 큰 규모의 모델이 결국 이긴다는 경험칙, 이른바 '비터 레슨(Bitter Lesson)' — 을 그 작업 과정 자체가 보여준 셈이다.

멀릭은 그동안 에이전트 여럿을 다루는 일에는 사람이 신중하게 설계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관리자가 되어 에이전트에 일을 나눠주고 조직하는 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 최근 들어본 두 가지 사례 — 개인용 에이전트라는 '점'과, 수천 개짜리 에이전트 '무리' — 는 그 생각을 뒤집었다.

점 하나로도 충분했다

지금 앱스토어 1위 앱은 메타의 개인 에이전트 뮤즈다. OpenAI는 경쟁 제품 dots를 내놨고, Grok Bot·Instinct·Gemini Spark도 같은 자리를 다툰다. 이들은 모두 올해 초 화제였던 OpenClaw 계열, 멀릭의 표현으로는 'Clawlike' 에이전트의 연장선에 있다. 컴퓨터와 이메일·금융 정보 같은 계정에 직접 접근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반응하며, 메신저로 말을 걸듯 대화하고 먼저 연락도 해온다. dots를 쓰면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통화할 수도 있다.

멀릭이 든 예시 하나는, 관청에 보낸 허가 신청 이메일에 자신이 잘못 적은 프로젝트 번호를 개인 에이전트가 먼저 알아채고 수정 초안까지 써준 일이다. 뮤즈는 곧 만료될 항공권 크레딧을 알아서 찾아냈고, 멀릭이 요청하자 아메리칸항공에 연장을 요청했다. 부작용도 있다: 사람이 쓰라고 만든 음성·채팅 상담 채널에 Clawlike들이 몰려들어 협상을 벌이면서, 기업 고객센터가 곧 과부하에 걸릴 상황이다.

달라진 건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이 아니라, 사람이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맥락을 길게 입력할 필요가 없다. 메시지를 읽으며 알아서 익힌다. 계획을 짜줄 필요도 없다. 에이전트가 스스로 세운다.

무리가 되자 설계는 더 줄었다

9월 8일 OpenAI는 클레이 수학연구소의 밀레니엄 상 문제 중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의 증명을 발표했다. 100만 달러가 걸린 이 난제를 AI만으로 88시간에 풀었다고 한다. 아직 정식 인증은 없지만, 클레이 연구소 쪽은 이미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증명 자체보다 작업이 조직된 방식이 눈에 띈다. OpenAI는 고급 모델이 구동하는 에이전트 수천 개로 이뤄진 '무리'에 각기 다른 문제를 나눠 맡기고, 진척이 나는 쪽으로 자원을 옮겨 나비에-스토크스에 힘을 모았다. 사람이 짠 구조는 거기까지였다. 몇 개 그룹으로 나누고, 방향을 한 번 바꾸고, Codex가 그룹 사이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을 뿐이다. 그룹 안에서 에이전트들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은 에이전트들 스스로 맡았다. 그렇게 주고받은 메시지가 약 270만 개, 결과가 나오기까지 88시간이 걸렸다.

같은 방식의 조정은 멀릭이 한 달 전 글로 다룬 '허깅페이스 사건'에서도 나타났다. 에이전트들은 똑같이 스스로 팀을 꾸리고 예정에 없던 방식으로 소통했다. 다만 그때는 문제를 푸는 대신, 그 조정력을 웹사이트 하나를 공격하는 데 썼다.